생리통과 위장장애

 위장증상을 같이 동반한 생리통 환자의 원인, 치료법 및 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한의학에서 위장장애는 생리통을 만들어내는 큰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위장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 흡수하여 에너지와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즉 기혈(氣血)을 만드는 기초 단계입니다. 그런 단계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기혈(氣血)의 순환장애가 발생하게 되고 장기화되면 기혈(氣血)자체가 약해지고 부족해지게 됩니다. 

​위장관은 입부터 항문까지 잘 흘러가야 합니다. 그래서 위장장애의 초기에는 주로 막히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명치에 뭔가 걸린 듯 한 느낌이 들거나 윗배가 답답하고 막히는 느낌이 드는 체기(滯氣)가 주로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주로 식도, 위장 위주로 막히는 느낌이나, 또는 막혀서 역류하는 느낌(ex.구역감,  신물오름,  잦은 트림)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몸 전체의 순환에도 장애를 주게 되며 영양분과 에너지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한달에 한번 꼴로 자신의 기혈 순환이 잘 되는지를 월경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즉, 장기화된 위장 장애는 몸 전반의 순환장애를 발생시키며 특히 자궁의 기혈 순환이 약했던 분들은 생리통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또한 위장장애가 오래된 분들은 자연히 복부가 차가워지게 됩니다. 차가워진 복부 환경은 자궁의 기혈 순환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복부가 차가워지면 더욱 더 소화기능이 떨어집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위장관의 운동 기능이 극도로 떨어지고 복부 전반이 심하게 차가워지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뭔가를 잘못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오장육부의 환경은 돌처럼 차갑게 굳어 있는데 순간적인 기운의 흐름이 격하게 되면서 충격이 발생합니다.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복통, 즉 위경련이죠. 하지만 이것도 기운이 있을 때나 해당됩니다. 반응할 기운도 없으면 그냥 굳어진 상태에서 그대로 있게 됩니다. 그럴때는 입맛이 활 떨어진다던지, 기운이 없고 살이 빠지는 만성화된 증상이 나타납니다. 

 평소 위장장애가 있는 분들이 생리 시기가 되면 초기에는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구역 등과 함께 소복부의 기분 나쁜 생리통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화된 위장장애로 인한 복부냉증과 극도로 떨어진 위장관의 운동 기능은 생리통과 함께 위경련의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단순한 위장장애가 위경련이나 생리통으로 발전이 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 소화불량, 미식거림, 속쓰림, 복통,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사람마다 원인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화장애가 있어도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답답함과 꽉 막히는 느낌을 주로 호소하고 어떤 사람은 두통, 구역감을 주로 호소합니다. 성향이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거나 또는 상황이 우울한 상황이라면 답답함을 주로 호소하게 되고, 성향이 외향적이고 적극적이거나 상황이 분노의 상황이라면 기운이 위로 뜨게 되면서 두통, 구역감, 구토등의 증상을 주로 호소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똑같은 위장장애라고 해도 한약재의 구성이나 침을 놓는 혈자리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진료 시 얼굴색, 표정, 목소리, 행태 등을 통해 성향이나 상황을 알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즉 증상과 성향, 상황 등을 연결해서 치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위장장애가 발생한 원인을 치료하면서 생리통이 발생한 환경도 같이 치료를 해주면 증상들이 많이 개선이 됩니다. 또한 생리통, 위경련, 위장장애가 발생한 원인과 상황을 개선시켜주기 때문에 치료를 종료한 후에도 재발이 잘 되지 않습니다. 

생리통과 함께 위장장애가 나타나는 분들이라면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와 식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는 자신의 감정에 의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성적으로만 행동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가 생길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다면 이성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다시 열심히 해서 도전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실망감, 좌절감, 압박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감정들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의 조절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핵심이 됩니다.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느끼는 감정들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상사나 고객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은 긴장감을, 또 다른 사람은 분노를, 또 다른 사람은 우울감, 불안감, 공포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반응합니다. 그럴 때 마다 본인의 감정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으면 스트레스에 매우 강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사건, 사고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약 중에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약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스트레스의 경우 환경의 개선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습관 개선은 의지만 있다면 스스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분들에게 스트레스보다 식습관 개선에 대한 티칭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위장장애를 동반한 분들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드시라고 권합니다. 환자 분들에게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생리통에 무슨 음식이 좋아요?" 인데요. 그 환자 분의 체질에 맞는 몇 가지 음식들을 가르쳐 드리지만 보통 더 강조하는 것은 나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위장이 약하신 분들이라 밀가루 음식, 너무 기름진 음식, 튀김류, 매우 자극적인 음식, 딱딱하고 질겨서 체하기 쉬운 음식, 찬 성질을 가진 음식(우유, 콩류, 돼지고기, 수박, 참외 등) 등 소화장애가 유발되는 음식을 드시지 말라고 합니다. 그것만 잘 지켜줘도 생리통이 많이 개선이 됩니다.  위장장애를 동반한 생리통이 있는 환자분들은 적절한 한약치료, 침구치료, 약침치료등과 함께 스트레스 및 식습관을 관리해주면 많이 좋아지게 됩니다.